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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스토리

공병에 관하여

by 포켓단 2022.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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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은 빈 병을 뜻한다. 주로 주류가 들어가는 빈 병(라벨에 금액이 표시되어있어야 한다.)을 지칭하는데 편의점에서는 법적으로 하루에 인당 최대 30병까지 받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의무라고 하는 이유는 편의점 측에서 거부할 경우 과태료 신고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병이 편의점에게 이익이 되는가? 전혀 아니다. 단순히 공병을 받고 돈을 드리고 오히려 센터로 반납하기 전까지 온전히 보관하다가 센터로 반납해서 이상이 없으면 그 돈을 돌려받는 구조다.

 

2024.02.17 - [알면 좋은 비즈니스 팁] - 공병: 편의점 초보를 위한 완벽 정리

 

공병: 편의점 초보를 위한 완벽 정리

공병: 편의점 초보를 위한 완벽 정리 란 소주, 맥주 등의 주류나 주스와 같은 음료의 판매 가격에 빈 용기 값을 포함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한 후, 소비자가 빈 용기를 소매점에 반납할 때 보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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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편의점 측은 이익이 아예 없고 오히려 센터로 반납하기 전까지 잃어버린다면 그만큼 고스란히 편의점 손해다.

 

 

한마디로 법을 어기지 않기 위해 울면서 받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공병을 좋아하는 편의점 점주는 없을 거라고 생각된다. 아마 공병을 1~2개 가져오시는 분들은 다들 괜찮아할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최대 수량인 30병을 맞춰오시는 분들을 아마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나는 성격이 모질지 못하고 나중에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사전에 차단하는 편이기에 공병을 30병까지는 받는다. 편의점 중에는 공병을 받지 않는 편의점도 있고 요일별로 나눠서 받는 편의점도 있다. 편의점이 제한 없이 공병을 받는다는 소문이 돌면 귀신같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내가 운영하는 편의점이 그랬고 밖에는 공병이 미칠 듯이 쌓여갔다.

그렇게 공병을 받다 보니 공병이 밖에 미칠 듯이 쌓였다. 문제는 주말인데 주말에는 하루만 가거나 보통 쉬는 편이다. 월요일아침만 되면 공병이 감당이 안될 정도로 쌓여있었다. 최대로 많이 본 숫자는 860병이었다. 그래서 주말 한정 공병은 최대 일인당 10병만 받기로 정하고  주말에는 물류기사님이 오지 않으니 양해를 구한다는 문구를 붙여놨고 그렇게 근무자들에게 교육을 했다. 덕분에 공병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공병 때문에 오늘도 아르바이트생과 나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난 공병에 대해 크게 불만이 있는 편이다. 공병반납 정책이 환경에 도움이 되는가도 의문이다. 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수량도 30병으로 생각보다 양이 되게 많은 편인데 하루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주울 수 있는 공병의 숫자가 30병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하루에 30병씩 마시는 사람은 단연코 30일 이상 살 수가 없다. 결국 그렇다면 공병을 전문적으로 30병씩 가져오시는 분들은 공병은 쓰레기장에서 주워온다는 것인데 이미 재활용이 되어있는 공병들을 주워오신다. 이미 재활용이 되어있는 공병을 다시 편의점으로 반납하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시로 한 사람이 소주를 마시고 공병을 재활용 쓰레기장에 버렸는데 어떤 사람이 그 공병을 다시 편의점으로 파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어딜 봐서 환경을 위한 행동인가? 정책으로 사람들의 동기부여를 자극하고 환경을 위하는 행동이 개인의 이익으로 돌아가게끔 하는 구조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이것은 악용 여지가 너무나도 분명하고 오랜 시간 동안 전혀 고쳐지지 않은 낡고 허술한 법이라 생각된다.

 

공병이 의미가 없는 이유를 정리하자면

1. 법적인 공병 반납의 최대 개수가 30병이다. 그냥 길거리에서 주워서 채우기엔 너무 많은 숫자다.

2. 1번의 이유로 공병을 전문적으로 주우시는 분들은 쓰레기장에 이미 재활용이 된 공병을 다시 편의점에 가져다 판다.

3. 아르바이트생은 다른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치워야 할 시간에 이미 누가 버린 쓰레기(공병)를 다시 돈 주고 사서 보관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현재 공병 반납 관련법은 정말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10병 정도로 최대 개수를 하향 조정해야 이 법을 악용하는 공병 전문가들이 없어지고 차라리 공병의 금액을 올려 일반인이 공병을 더 적극적으로 반납하는 문화가 된다면 환경적인 면에서는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다. 애초에 그게 법의 취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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