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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스토리

누굴 뽑아야 하는가?

by 포켓단 2022.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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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을 운영하다보면 많은 면접을 보게 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채용하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들 중 절실해보였던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아마 절반도 채 안되는 것 같다. 심지어 체감상 20%가 넘는 인원이 면접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더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왜 지원했을까? 보통 직접적으로 왜 지원했는지 물어보지는 않지만 면접에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냥 찔러보거나 아르바이트를 정말 경험삼아 해보고 싶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 일을 시작한 이래로 나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항상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는가였다. 좋은 사람이 결국 일을 잘하게 되고 같이 탈없이 오래 일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을 잘'할 수 있고' 성격이 안좋거나 나랑 안맞는 사람은 안 뽑는게 최선이다. 그들은 잘'할 수 있을' 뿐 최선을 다하지 않을 뿐더러 말도 안듣기 때문이다. 반면 좋은 사람인데 일에 능숙하지 않은 경우는 내가 가르치면 된다. 서서히 발전해나가면 된다. 일이 살짝 미숙한건 단기적으로 봤을 때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나의 가이드에 따라 그 사람은 일을 잘하게 될 것이고 그 사람도 상사 스트레스없이 아르바이트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

 

좋은 사람은 어떻게 뽑을까? 우선 앞서말한 그냥 찔러보거나 아르바이트를 정말 경험삼아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냥 찔러보는 사람들은 대개 면접을 정말 대충보고 별로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그 사람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걸러질 것이라 생각된다. 정말 경험삼아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100%는 아니지만 대학생일 경우 좋은 사람일 확률이 낮다. 물론 항상 예외는 있고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 중 경험삼아 지원한 사람들 중 뽑아서 잘된 케이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거의 무조건 거른다. 낮은 확률에 베팅하지 않는 것이다. 경험삼아 해본다는 것 자체가 진지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딱히 돈이 필요한 사람도 아니라는 뜻이다. 내가 고용한 모든 이들이 돈이 급하고 오직 그 목적을 위해 일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래도 돈이 목적이다. 그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지 않더라도 그 돈을 벌어서 무언가 구매하고 싶은게 있다던가 각자 필요한 돈의 목적이 있다. 하지만 경험삼아 해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별로 위기의식도 없고 언제든지 그만둘 사람들이다. 아르바이트를 경험삼아 지원한다는 건 십중팔구 아르바이트를 해보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럼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언제든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들면 그만 둘 사람들이라는 건데 나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런 사람들을 뽑는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더 간절한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내 업무 중 직원 관리가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더 진지하게 고민했다. 고민한 결과, 좋은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건 맞지만 그 전에 그 사람이 먼저 간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돈이 급해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저번 달에 채용한 직원 중에 한 명은 경험이 아예 전무한 20살 남성이었다. 나는 대부분의 20살 남성은 잘 뽑지 않는다. 내가 그 시절 어땠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친구는 매우 무뚝뚝했고 정말 공부만 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친구를 채용했다.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면접을 본 장소가 그 친구가 거주하는 지역과 상당히 먼 지역이었는데도 불구하고(1시간 거리) 면접을 와주었다. 시간상 어쩔 수 없이 면접을 먼 곳으로 잡았는데도 찾아와주었다는 것 자체에서 의지가 보였다. 두 번째는 아르바이트의 목적이 본인의 성격을 고치는 것이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본인의 성격을 고치고 싶어했다. 물론 돈도 벌고 싶어했다. 본인은 많은 손님을 접하면서 본인의 무뚝뚝한 성격을 좀 더 밝게 고치고 싶어했고 지원한 시간도 사람이 많은 저녁 시간대여서 제격이다 싶었다. 제일 중요한 건 굉장히 진지했다는 것이다. 진심이 느껴졌고 공부를 성실히 한 것 같이 보이는 느낌에 왠지 아르바이트도 진지하게 임해줄 것 같았다. 게다가 이렇게 무뚝뚝한 친구는 다른 점주님들이 잘 안뽑는다. 나 같아도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으니까. 그래서 내가 채용해준다면 정말 고마운 마음으로 열심히 해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친구는 한달이 넘은 지금 정말 열심히 일한다.

 

항상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본인의 감을 잘 사용할 수 있어야하고 몇가지 규칙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가 항상 굳건히 믿는게 있다. 텍사스 홀덤처럼 이기는 확률에 베팅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을 뽑을 확률은 본인의 규칙과 감으로 만드는 것이다.

 

by 포켓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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