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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좋은 비즈니스 팁

채용의 정석: 학력의 차이

by 포켓단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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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점심시간에 이리저리 정신없는 서빙 알바 직원들이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에 키오스크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으로 시작된 무인 창업 트렌드는 단순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아닌 라면을 직접 끓여먹고 결제하는 무인 라면가게부터 직원의 서비스나 추천 없이 자유롭게 둘러보고 입어보고 결제할 수 있는 무인 옷 가게까지 정말 많은 무인 창업이 발달하고 있다. 점차 갈수록 아르바이트 자리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물류 정리, 청소 및 진열 정리와 페이스업, 신분증 검사와 방범 등 기계와 셀프서비스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의 채용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모든 자영업이나 HR 부서에도 적용되는 말이겠지만 누구를 채용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난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사람이지만 직원의 채용이나 직접 해야 하는 교육에 대해서만큼은 잠시 머릿속에 있는 효율 계산기를 내려놓는다. 특히 편의점같이 혼자 일을 하게 될 직원을 뽑는 일은 어떻게 보면 그 매장의 대표로서 상주하는 존재인 만큼 정말 중요하다. 5년간 면접과 채용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얘기해 보면서 기준과 규칙을 만들고 예외를 두기도 하고 허물기를 반복하며 절대적인 채용 기준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거기에서 파생된 확률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좋은 직원을 채용할 확률은 어느 정도 규칙과 기준에 기반한다.

 

서울대학교 학생이 일을 더 잘할까?

공고를 올리고 면접을 보다 보면 의외로 학력이 좋은 사람들이 지원한다. 지금까지 고용한 직원 중에 서울대에 막 합격했던 20살 면접자도 있었고 연세대학교 학생도 있었고 한예종 출신 학생도 있었다. 서울대학교 학생은 지금까지 단 한 명이었고 과외도 할 수 있을 텐데 왜 지원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무슨 목적으로 지원했는지 궁금해서 면접을 꽤 오래 봤었다. 서울대학교 합격자는 과연 일을 얼마나 잘할지 다른 사람들과 다를지 궁금해서 결국 채용했다. 결과는 생각보다 그저 그랬다. 일을 못 한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 6개월을 하기로 한 약속은 4개월에서 그쳤고(퇴사 사유는 학교 근처로 자취하러 간다고 했었다.) 종종 방문했을 때 매장의 상태는 양호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거나 엄청 깔끔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말 그대로 무난했다. 

 

학력이랑 능률은 무관한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참 오랜 시간 동안 했고 생각이 많이 바뀌기도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무관한 게 맞다고 본다. 누구든 이름만 들어도 알 것 같은 인서울 대학교를 나온 학생 중에 내 기분을 비참하게 할 정도로 실망스러운 근무자가 있었던 반면 고졸이어도 그만둘 때 마음속으로 피눈물이 날 만큼 일을 잘하고 성실한 사람이 있었다. 학력은 전혀 관계없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눈초리가 무서워도 아니고 평등과 형평성을 중요시하는 마음에 나오는 것도 아닌 순수 경험에 의해 내가 내린 결론이다. 고학력자에게서 더 높은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성실함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건 학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학력보다는 지원동기

차라리 학력보다는 왜 그 사람이 이 아르바이트를 하려는지 그 배경과 지원동기를 자세히 물어보는 것이 좋다. 보통 고졸 학력자와 휴학생이 근무를 오래 할 확률이 높아 많이 채용하는 편인데 대학교를 가지 않는 대신 무슨 계획이 있는지, 휴학생이라면 왜 휴학을 했는지 반드시 물어보는 게 좋다. 가령, "이번에 휴학하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고 돈을 벌어야 해서 지원했어요!"라고 대답하는 지원자가 있다면 뽑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동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돈을 벌 이유가 없는데 아르바이트를 지원하는 게 더 이상하다. 다만 여행을 다녀온다는 것은 근무를 자주 빠진다는 뜻이다. 아르바이트하는 날을 피해서 여행을 다니면 문제가 없지 않으냐고? 그렇지 않다. 국제여행 같은 경우 비행기티켓 비용이 여행경비에 있어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 데 비행기티켓 비용은 하루 차이로 몇만 원 차이 난다. 어떻게 보면 그 금액이 알바 비용보다도 클 수도 있다. 아르바이트하려는 이유는 여행경비를 벌기 위해서인데 아르바이트 때문에 여행경비가 늘어난다면 그것은 모순이다. 그렇기 때문에 빠지길 선택할 것이고 그걸로 인해 그만둘 수도 있다. 

 

너무 사적인 질문으로 빠지지 않는 선에서 학력보다는 그 사람이 왜 그런 진로를 선택했고 인생에 있어서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좋다. 단순 나를 위해 일을 해줄 스태프를 뽑는 것이 아니라 단기간 나의 소중한 점포를 맡길 책임자를 뽑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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