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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셀러는 없다

악마와 함께 춤을

by 포켓단 202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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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함께 춤을>>

 

난 내가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 특히 부정적인 감정일 때는 그 감정의 원인을 찾으려고 했다. 내가 지금 화났는데 왜 화가 나지? 그 화의 원인이 무엇일까. 아 사소하게 짜증 나는 일이 많았구나라고 인지했을 때 화가 좀 누그러졌다. 내가 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지 찾아내는 방법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해 왔다.

 

이 책은 좀 더 구체적이다. 첫 장부터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바로 내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 아니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까지 전부 사랑하는 것. 신선하면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내가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을 찾으려고 했던 것은 그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려고 수없이 노력하는데 그 감정을 오히려 그대로 느끼고 사랑까지 하라는 것은 마치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그 구절보단 실천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이 책의 첫 번째 반론 대상은 감정 성인이다. 간디 같은 감정 성인 말이다. 사실 간디는 성욕이 굉장히 강해 성생활로 논란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그가 중년 이후 인간의 욕구를 절제해 가며 감정 성인을 추구한 삶을 산건 사실이다. 우리가 간디가 살았던 그런 비슷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과연 그게 행복한 삶일까 하는 의문은 든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 중 하나는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 인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 또한 우리가 우리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 사람들은 우리가 싫든 좋든 우리와 연결되어 있고 나 자신을 표현하고 정의할 때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주변 인간관계다. 우리 스스로의 감정을 제거한다면(설령 가능할지라도) 우리 자신과 우리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게 되는데, 그게 맞는 걸까? 

 

우리는 분노, 질투와 시기, 앙심과 쌤통, 경멸 등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이 책은 하나하나 감정을 구체적으로 파헤쳐 이 감정들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다뤄왔는지 과거 철학자들을 인용해 설명한다. 부정적인 감정들은 아예 나쁜 것인지, 아니면 특정 상황(정의롭다고 생각되는)에서는 허용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 그 특정 상황의 기준은 어디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모호한 부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감정과 마음에 대해 다룬 책들을 보면 모호한 부분이 많다. 당장 예시로 든 <<시크릿>> 책만 봐도 그렇다. 작가는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어필하지만 설명은 매우 모호하고 부족하다. 왜?라는 질문에 너무나 취약하다. 하지만 <<악마와 함께 춤을>>의 작가는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철학자들의 주장을 가져와 반문하고 주장을 제기하고 반문하고 이런 반복적인 작업을 거친다. 이 책의 그런 점이 좋았다. 

 

이 책의 결론은 다시 ‘나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사랑하라’이다. 과연 실천할 수 있을까? 흔히 사람들은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나 자신과 상황이 너무 싫어’라는 말을 한다. 나도 살면서 몇 번 했었다. 이 책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이런 감정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질투라는 감정이 싫다. 질투라는 감정을 느끼는 내가 싫다. 누군가 나보다 잘되고 잘사는 모습을 보면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 감정을 그대로 느끼면 어떨까? ‘부럽다. 성공했네’ 혹은 ‘내 드림카인데. 부럽다.’ 하면서 그대로 인정할 수 있을까? 거기서 끝이 아니라 분명히 초라하게 느껴지는 내 자신을 발견할텐데 말이다. 그렇게 내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는 감정조차도 사랑할 수 있을까? 초라하게 느끼는 그 감정이 나쁜 것이 아닌데 괜한 수치심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그냥 그대로 느끼고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 어렵지만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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